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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용어 알바, 길을 잃다. 부업...펌

맘편한넘 2010. 10. 11. 22:32

[퍼온글]등산용어로 "알바"란 무얼 뜻하는지요?
"아르바이트" 를 줄인말로.. 공식적인 등산용어는 아니지만 몇 년전부터 산꾼들간에 정착된 비공인 등산용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느 분이 이 용어를 최초로 사용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산행계획을 세울 때 내가 가고자 계획한 등산로를 따라 가는 것을 "주업(主業)"이라는 개념으로 보고, 삼거리나 사거리 갈림길 등에서 착오를 일으켜 계획한 등산로가 아닌 다른 방향의 길로 잘못 진행하여 헤메는 현상을 "부업(副業)"이라는 개념의 "아르바이트"로 칭하여 이 아르바이트를 줄여 알바라고 한 것이랍니다.

알바는 30 ~ 40분정도 진행하다가 오류를 발견하고 되돌아서 바른 길을 찾는 가벼운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2 ~ 3시간 정도를 모르고 진행하다가 되돌아서게 되어 계획하였던 산행시간에 쫓겨 초조하게 만들기도 하고, 심한경우 목표지점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하산을 하여 산행을 종료하기도 하는데, 아주 심한 경우 길을 찾는다고 길 아닌 곳을 몇 시간씩 헤메다가 길을 잃고 조난을 당하기도 하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산행 좀 하셨다는 분들 치고 이 알바 경험이 없으신 분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두렵고 공포감에 시달린 적이 많았는데, 알바경력 10여 차례 지나니까 나중에는 그러려니... 하고 무덤덤해지고 노하우까지 생기더군요. 노하우란 다른 게 아니고 산행경력이 좀 쌓이니까 길을 잘못 들어 20 ~ 30분 정도 진행하면 갑자기 예감이 이상해집니다. 그러면 안개끼고 비오는날은 바로 되돌아서서 원위치로 돌아와 다시 길을 찾기도 하고, 맑은 날씨에 시야가 좋으면 지도와 나침판을 꺼내어 전후좌우를 확인하기도 하지요.

GPS를 배우고 익혀 사용하면 알바 염려가 거의 없어 좋습니다.
저는 그러나 이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기를 꺼리는 이유가, 너무 GPS에만 의존하다가 갑자기 기계에 고장이 발생하거나 기타 사고발생으로 사용불능시 눈뜬 장님이 될까봐 겁이 나서죠.(원래 제가 겁이 좀...ㅎ)

재미있는 현상은 이 "알바"에서 힌트를 얻어 "도바"라는 신조어도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이들도 있는 모양이더군요.
"도로바이트" 를 줄여 "도바"라고 하는데, 이는 길을 잘못들어 아르바이트를 하는게 아니라, 산행도중 휴식장소 등에 소지품(주로 지도, 디지털카메라, 겨울장갑, 외투 등등)을 흘린 것을 잊고 한참 진행하다 발견하고 뒤돌아서서 도로 그장소로 가서 물건을 찾아오는 일을 "도바"로 표현한다더군요.

일본식 영어 같기도 해서 좀 찜찜하기는 하죠.
일본인들은 외래어가 좀 길다 싶으면 줄인말을 만들어 외래어 본국에서도 못알아듣는 말로 만들어버리죠.
예를 들어 "가짜 오케스트라 기계" 라는 뜻을 줄여 (일본어 "가라") + (영어 "오케") = "가라오께"라는 합성어를 만들기도 하고,
"원격조정기"의 "리모트 컨츄럴"이라는 말을 줄여 "리모콘"이라고 하거나,
여러 방면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프리랜서 아르바이터" 를 줄여서 "후리타" 라고 하는식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