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엔비디아는 PC방 플랫폼으로 SLI기술을 지목하고 이를 위한 대대적인 발표회를 진행한 바 있다. 엔비디아가 내세운 SLI기술은 한 개의 그래픽카드에 동일한 그래픽카드를 한 개 더 연결해 그래픽작업을 분산처리 한다는 것. 즉 한 개의 작업을 두 개의 그래픽카드가 나누어 처리함으로써 부하를 줄이고 안정적인 속도를 내는 것이 SLI기술의 골자다.
이같은 기술은 엔비디아와 경쟁관계에 있는 ATI도 보유하고 있으나, 명칭은 크로스파이어로 다르며, 구현 방법에 있어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엔비디아가 동일한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ATI의 크로스파이어 기술은 기술 구현을 위한 전용 그래픽카드를 추가로 장착해야만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항이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구현 방식의 차이를 두고 SLI 기술의 최적 장소로 PC게임방을 지목하고 본격적인 판로확보에 나섰다. 일정기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 PC게임방이라면 추가 비용의 지출을 줄이면서 성능 향상을 가장 쉽게 도모할 수 있는 해답을 SLI에서 찾으라는 것이다.
○ SLI 기술로 어떻게 비용 절감을? = 엔비디아 측은 발표회에서 PC방 사업주들이 SLI 플랫폼을 선택하면 업그레이드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물론 PC방 사업주들이 요구하는 게임, 동영상, 멀티미디어 환경 모두에서 성능 향상도 가능하다는 추가 설명도 함께 곁들여 졌다.
이는 PC게임방에서 가장 많이 교체하는 것이 CPU와 그래픽카드라고 가정한 결과다. 또한 대량의 PC가 동일한 사양이며 그래픽카드는 제조회사까지 같아 경쟁사의 크로스파이어 보다 SLI의 구성이 용이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즉 PC게임방에서 업그레이드를 하는 과정에서 50%의 PC에서 뺀 그래픽카드를 나머지 50%의 PC에 SLI로 묶을 경우 추가 비용은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50%만 지불하면 된다는 뜻이다. 물론 이렇게 하기 위해 메인보드가 SLI를 지원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와 함께 엔비디아는 그동안 하드웨어 제조사를 통해 유통하던 SLI 제품군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메인보드를 직접 생산해 품질관리에 적극적으로 임하기 시작했고, 그 첫 타깃으로 PC게임방을 지목했다.
물론 SLI 기술은 PC게임방을 위해 나온 것은 아니다. SLI기술의 뿌리는 3DFX의 부두시리즈에서 찾을 수 있다. 알다시피 3DFX사는 엔비디아가 인수했으며, 당시 기반이 되는 듀얼 프로세서 기술은 SLI로 변화 발전됐다. 이렇게 변한 SLI기술은 이미 상당수의 하이엔드 PC에 장착되어 보다 향상된 게임속의 3D 그래픽 구현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 SLI 기술을 지원하는 제품군 = 엔비디아가 SLI 기술을 내세운 지는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6천 시리즈부터 시작됐으며, 메인보드는 엔포스4 SLI 칩셋부터 본격적으로 SLI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현재 주력 제품군이 8천 시리즈라는 것을 감안할 때 초기 제품 출시 이후 두 단계나 뛰어넘을 정도의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이들 제품군에는 SLI기술을 지원한다는 ‘SLI-Ready' 인증 마크가 찍혀 있다. 그래픽카드 상단에는 SLI 연결을 위한 SLI커넥터가 제공되며, 메인보드는 2개의 PCI-Express 슬롯을 지원한다. 물론 두 개의 슬롯이 모두 ×16라인을 지원해야 SLI 기술의 성능 발휘가 100% 가능하다.
△ 엔비디아 SLI 기술 지원 제품군
○ 성능 향상은 얼마나? = 그동안 엔비디아 메인보드에는 ‘엔비디아 메인보드 = AMD’라는 공식이 성립되어왔다. 이는 초반에 출시된 엔포스 칩셋 군이 AMD를 먼저 지원했고, 이를 기반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것과도 관계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식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고 이는 AMD가 아닌 엔포스 칩셋이 인텔을 지원하면서 부터다.
△ 엔비디아 메인보드도 인텔 시피유를 지원한다.
항간에는 엔비디아의 인텔 메인보드 지원설로 인해 둘 의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인텔이 메인보드에서 엔비디아의 SLI 기술이 아닌 ATI의 크로스파이어 기술을 지원하고 나선 것 이다. 이는 ATI가 인텔과 경쟁사인 AMD에 흡수 합병된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으며, 비슷한 시기에 엔비디아가 인텔 메인보드의 출시에 더욱 박차를 가한 것이 이유라는 가설도 있다.
어찌되었든 엔비디아가 내세운 SLI 기술은 아직까지 엔비디아 칩셋을 사용한 메인보드에서만 사용가능하다. 즉 SLI 기술은 엔비디아만의 유일무이한 기술이라는 점이며, 이는 엔비디아가 SLI 기술을 더욱 앞세워 내세우는 이유로도 풀이된다. SLI 기술은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와 연계되며, 당연히 메인보드 또한 엔비디아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자신 있게 엔비디아가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한 SLI 기술. 과연 성능 향상은 얼마나 있기에 이렇게 큰 소리를 치는 것일까?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엔비디아가 내세운 SLI 제품군은 가장 최신 칩셋인 680i SLI 제품이며, 비교 제품으로는 경쟁사인 인텔의 최신 칩셋인 P35 제품군이다.
메인보드를 제외한 그래픽카드, 전원공급장치, 메모리,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까지 동일한 부품을 사용했으며, 부품별 동작 속도를 규정하는 동작 클록까지 동일하게 조절한 상황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엔비디아의 680i SLI 칩셋을 쓴 엔포스 메인보드의 성능이 전반적으로 앞섰다.
가장 크게 차이를 보여준 곳은 다름 아닌 시피유와 메모리 성능. 시피유의 경우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최대 3천점에 가까운 큰 차이를 보였다. 엔포스 메인보드에서 인텔 시피유가 더 최적으로 움직인다는 대목이다. 이는 메모리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점수로 보면 2천여 점의 차이를 보이며 엔포스 메인보드에서 더 좋은 성능을 발휘했다.
반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엔포스 칩셋 하면 ICH의 성능 저하가 심하다고 알려져 잦은 데이터 입출력을 요구하는 환경에서는 엔포스 제품을 꺼리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테스트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찾아 볼 수 없었다.
○ 2배 향상된 성능 제시한 'SLI' = 사실 엔비디아가 내세운 SLI 출신 배경은 일반 환경이 아닌 게임을 뿌리에 두고 있다. 일반적인 환경에서의 성능 향상은 거의 기대할 수 없지만, 고성능 3D가 요구되는 게임에서는 전혀 다른 성능을 제시한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숫자 적인 개념이 아닌 질량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초등학교 들어가면 1+1은 2라는 정답이 옳지만 물리학적으로 접근하면 1+1은 1이 될 수도 있다. 엔비디아의 기술은 전자가 아닌 후자로 이해하는 것이 더 쉽다.
1개의 그래픽카드에 1개의 그래픽카드가 더해져 성능 향상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1개의 그래픽카드가 주가 되는 그래픽카드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 백짓장을 혼자서 드는 것이 아닌 서로 양쪽에서 드는 형상이다. 그렇다 보니 두 배의 성능보다는 성능 저하가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앞서 나온 결과와 동일하게 인텔의 P35 환경에서 보다는 엔비디아 엔포스 680i SLI 메인보드에서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조금 더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게임은 물론 산드라와 같은 벤치마킹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여기에 추가로 진행한 SLI 성능 테스트에서는 기대했던 결과가 나왔다. 당연히 앞설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성능 차이는 크게 다가왔다. 일부 테스트에서는 두 배 가까이 앞선 성능을 보여 엔비디아의 SLI 기술에 변화가 있었음을 알게 한다.
그동안의 SLI 테스트에 따르면 SLI를 구성한 시스템에서의 성능은 1.5배 정도의 차이를 보였고, 고행상도에서도 프레임 저하가 없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으나, 이번 테스트에서 최고 옵션으로 실행한 결과 프레임 저하도 없으며, 성능은 2배 이상으로 향상됐다.
○ 엔비디아의 공식파트너 ‘렉스텍’ = 보다 향상된 게임속 세상으로 이끄는 SLI 제품군의 보급을 위해 엔비디아는 그래픽카드로 잘 알려진 렉스텍을 파트너로 선정했다. 이번에 테스트를 진행한 엔비디아 엔포스 680i SLI 메인보드 또한 향후 렉스텍에서 보급 및 판매를 담당할 예정이다.
판매되는 제품은 총 3가지 제품이다. 보급형의 엔비디아 엔포스 650i Ultra, 고급형의 엔포스 680i SLI 그리고 중고급형의 680i LT SLI 다. 첫 제품은 SLI 를 지원하지 않는 싱글 그래픽카드 사용자를 위한 제품군이며, 두 번째와 세 번째 제품은 SLI를 지원하는 고급형 제품군으로, LT 옵션은 오버클럭킹 기능이 제외된 제품에 붙는다.
○ 엔비디아 제국을 위한 초석 = “브랜드는 매력이다” 도요다 사장의 말이다. 렉서스 라는 이름만 들으면 누구든지 고급차의 대명사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처럼 엔비디아도 SLI 기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메인보드 품질 관리를 위해 직접 제품을 제조하여 유통함으로써 품질로 인한 불만의 싹을 잘라버린 것이다. 그래픽시장에서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장벽을 만든 것처럼 메인보드 시장에서도 엔비디아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움직임을 시작했다.
초반에 나온 제품 치고는 성능도 제법인 만큼 엔비디아 제국을 이루기 위한 이번 제품군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받을지 사뭇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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