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 시루봉/기룡산 .. (322번째 산행기)
ㅇ일시: 2010년 07월 04일 일요일
ㅇ날씨: 비내린 후 흐리고 개스가 자욱한 오리무중 상태
ㅇ산행자: 이원호님, 솔바우님 그리고 우리부부
ㅇ산있는곳: 慶北 永川市 紫陽面, 華北面
ㅇ산행코스: 용화마을-629.5m봉-(알바)-662m봉-시루봉(649m)-705m봉(알바)-745.3m봉-음태골갈림길-
묘각사갈림길(알바)-시루봉/낙대봉갈림길-탑전갈림길-기룡산-묘각사-용화마을(원점회귀)
ㅇ산행시간
ㅇ08:13-용화마을에서 산행시작 (고도 200m)
ㅇ08:17-일직손씨묘 (處士一直孫公之墓)
ㅇ08:22-축대로 쌓아 놓은 높은 묘 (귀찮아서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월산손씨로 추정됨)
ㅇ09:00~09:34-커다란 바위 아래에서 충무김밥으로 아침식사
ㅇ09:44-무명묘 -- 묘에서 우측으로 90도 꺾이면서 능선이 이어지는 곳 (고도 525m)
ㅇ09:50-전망바위 (개스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음, 고도 555m) 삼지창 처럼 생긴 세 갈래로 뻗은 나무가지가 보임.
ㅇ09:58-올라선 주능선 (고도 590m) 리본이 있었다고 하는데 나는 보지 못함. (반대로 하산하면 주의를 기우려야 함.)
ㅇ10:05-629.5m봉 (기둥으로 된 삼각점이 있고, 이곳을 지나 갈림길에서는 우측으로 가야 하는데 좌측으로 내려가는 바람에 1차알바를 하게됨.)
ㅇ10:28-다시 빽하여 올라선 갈림길 (우측이 정등로) -- (1차알바 - 약 20분)
ㅇ10:42-까치수영과 나리가 피어있는 분기봉인 무명묘 (고도 625m) -- 좌측으로 난 길이 정등로
ㅇ10:52-경주이씨묘 --고삼(도둑놈의지팡이)꽃이 지천에 피어있음.
ㅇ10:59-무명묘 (고도 655m) -- 조망이 터지는 곳인데 구름에 덮혀 조망꽝! 임
ㅇ11:02-662m봉 -- 가야할 길은 좌측이고 조금진행하면 머리카락 풀이 깔린 지대를 지나 우측으로 등로가 휜다.
ㅇ11:15-등로가 우측으로 휘어지면서 뚜렷해져 이제는 슬슬동풍길인가 했지만..
ㅇ13:45-다시 길이 없어지면서 잡풀사이로 희미한 길이 이어짐.
ㅇ12:10~12:40-시루봉 정상 (649m) 좌측에 횡계저수지 하산루트가 보이고 가야할 길은 우측이다. (빵과 간식으로 중식)
ㅇ13:00-바위전망대 (고도 700m) -- 원래는 조망이 터지는 곳이나 오늘은 구름사이로 보현산 라인을 짐작할 뿐이다.
ㅇ13:19-705m봉 갈림길 -- 가야할 길은 좌측 10시방향인데 우측 3시방향으로 가는 바람에 알바를 하게 됨.
ㅇ13:23-헬기장 (705m봉) -- 헬기장이 나타나면 안 되는데 이당시는 몰랐다.
ㅇ14:13-다시 빽한 헬기장 (705m봉) -- 고도 약 160m를 다시 치고 올라옴.
ㅇ14:17-다시 빽한 705m봉 갈림길 -- (2차알바 - 약 1시간)
ㅇ14:37-745.3m봉 - 삼각점 [화북426 1982재설]이 보이고 이후는 평탄한 길이 한동안 이어짐.
ㅇ14:50-음태골 갈림길 -- 좌측은 음태골. 우측은 묘각사, 직진이 기룡산인데 우측 우회길로 들어감. (3차알바 - 약 15분)
ㅇ15:14-낙대봉 능선상에 있는 묘각사 갈림길 (기룡산1.6km 이정표)
ㅇ15:34-낙대봉/시루봉 갈림길 (기룡산1.3km 이정표)
ㅇ15:47-탑전 갈림길 (이정표 탑전1.9km-기룡산0.6km) -- 작은 보현산으로 가는 갈림길
ㅇ15:53-바위전망대 (고도 920m) -- 화려한 조망이 터지는 곳인데 구름때문에 별볼일 없음.
ㅇ16:11~16:30-기룡산 정상 (961m) -- 3번의 알바로 인하여 탈진했고 조망도 없어 꼬깔산은 포기함.
ㅇ16:32-꼬깔산/묘각사 갈림길 -- 좌측은 꼬깔산. 직진 내림길은 묘각사
ㅇ17:05-묘각사 (고도 570m)
ㅇ17:39-스타렉스 승합차를 히치하다. (사실상 산행끝)
ㅇ17:45-용화마을에서 산행마침 (원점회귀)
ㅇ산행시간 9시간 26분 (1시간 30분 알바 포함)
ㅇ산행거리 약 15km -- 만보계기준
ㅇ나의만보계 30,641步 -- 나의 만보계는 뚜껑이 열리는 바람에 계측 실패했고 솔바우님의 '실바 만보계'로 측정
ㅇ일정시간표
ㅇ05:22 통영출발 -- 흐림.
ㅇ06:18 내서IC -- 솔바우님 픽업
ㅇ06:31 동창원IC
ㅇ06:50 남밀양IC
ㅇ07:27 영천IC -- 비가 내림.
ㅇ08:10~17:45 산행 -- 산행시는 고맙게도 비가 그침.
ㅇ18:30~19:00 영천시청 앞 '일생사우나' (목욕)
ㅇ19:13~20:16 영천시 버스터미널 옆 '편대장영화식당' (저녁식사)
ㅇ20:29 영천IC
ㅇ21:30 동창원IC
ㅇ21:46 내서IC -- 솔바우님 하차
ㅇ22:44 통영도착
기룡산 (騎龍山) 961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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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참고 산행기 - 영천 시루봉-기룡산-꼬깔산 한바퀴 - 김희식 (click here!)
산행이야기..
이번 산행은..
본카페 회원이신 김희식님의 기룡산 산행기에 뽐뿌질을 받아 이루어졌다.
물론 그동안 눈독을 들였던 완주 장군봉도 생각하였으나 오뉴월에 고도가 낮은 골산 타는 것 보다
고도가 높은 육산 타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기 때문이다. 토요일 오후 2시경에 대구에 사시는 원호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는데, 본인과 의령의 솔바우님과 함께 이번 산행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한다.
(함지박님의 산행기 댓글에서 우리가 영천 기룡산 간다는 것을 캐치하신 모양이다.)
그래서 원호님과는 8시 정각에 용화마을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솔바우님은 6시 30분에 내서IC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불순한 일기 관계로
(기상청 예보를 보니 비올 확률 30~45%에 강수량 1-4mm) 니콘D300을 소지할까 하다가
사진 욕심에 무거운 캐논5디(24-70장착)를 선택한다. (결론은 조망도 없는데 생고생만 했다.)
코스역시 먼저 꼬깔산을 타고 나중에 시루봉을 탈까하다가
원안대로 시루봉 능선부터 타기로 했는데 먼저 고깔산을 올랐더라면
모르긴 해도 무난히 목적산행을 마쳤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결과는 실패기로 끝났다.)
4시 40분에 알람이 울리고 충무김밥 4인분을 사서 출발하니
5시 22분. 하늘은 무척 흐리다. 내서IC에 도착하니 6시 8분, 약속시간까지는 22분이나 남았는데
10분 후 고맙게도 솔바우님께서 나타나신다. ^^ 동창원IC~남밀양IC~영천IC 로 가는데 영천에 가까워지자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한다. 흐미~~ 하필이면 비가 오는 이런 곳을 찾아 오다니! 기가찬다. @#$%!!
하지만 용화마을에 가까워질수록 빗줄기가 가늘어지더니 용화마을로 진입하니 고맙게도 비가 그치고
5분 전 8시인데.. 예상했대로 정확맨 원호님께서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계신다. ^^ ^^*
버섯판매 간판집 지나 [용화길 135-2] 문패가 보이는 집이 들머리다.
김희식님께서는 버섯판매 간판집에서 412m봉을 향해 무작정 치고 올라가셨지만
그렇게 하면 쓸데없는 정력낭비라(?) 바로 629.5m봉으로 치고 오르려고 마음먹었었다.
가다가 할머니에게 여쭈어 보니 옛날에는 길이 좋았는데 지금은 어떨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다시 우측으로 휘어지는 커브지점으로 들어서면 뚜렷한 산길이 열린다. <08:13>
(김희식님께서 오른 봉우리로 저리로 올라가면 빙~ 에둘러 가는 격) <08:17>
629.5m봉 오름길은 생각보다 뚜렷하다.
마을을 지나 산길은 왼쪽으로 가다가 곧 오른쪽으로 휘어지는데 (능선초입)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지점에서 자세히 살펴보면 산길이 보이고 곧 일직손씨묘가 나타나더니
곧이어 월산손씨묘로 추정되는 멋진 묘하나가 나타난다. 월산손씨묘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길 오름길이 이어지고
먼저 오른 두 분께서 기다리고 계시는데 두 분 앞에는 귀여운 새끼꽃사슴이 웅크리고 있어 우리를 놀래게 한다.
자연의 법칙에 맡겨야 한다, 아니다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가야한다. 등등 <08:25>
새끼꽃사슴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는 가운데 솔바우님께서 새끼꽃사슴을 안으려고 다가가니
죽은 듯이 웅크리고 있던 새끼꽃사슴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반대편으로 폴짝폴짝 뛰어가 버린다.
그냥 두고 가기도 그렇고 인계하기도 뭐했는데 제 발로 걸어 도망을 치니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쉰다. ^^
오늘은 민폐를 의식해서 산길 오름길에 피어있는 노루발풀, 술패랭이꽃 등을 지나쳤는데
상상도 못한 새끼꽃사슴을 만나게 되어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하지만 새끼꽃사슴을 만난 기쁨도 잠시, 무거운 디카와 배낭무게 바람에
죽을 지경이라 세 사람을 불러 세운다. “밥 묵고 갑시다!” 하고
(우짜든지 배낭무게를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
충무김밥으로 아침을 먹고 다시 올라가니 곧 커다란 바위지대를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오름길이 이어진다.
이제는 아까와 달리 등로가 그리 뚜렷하지 않고 희미한데 비가 와서 제법 미끄럽다. 어느 오름길에서 나뭇가지를
밟는 바람에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내 몸은 멀쩡한데 디카 LCD창에 흠집이 생겼다. 나뭇가지에 긁힌 모양이다.
아! 차라리 내 몸에 상처가 나지.. ㅠㅠ (이번에 다시 신품으로 갈아 끼운 것인데 첫 출사에 이런 변이!)
무명묘를 지나면 등로는 90도로 오른쪽으로 꺾이면서 능선이 이어지고
잠시 후 조망이 터지는 전망바위가 나타나지만 오늘은 오리무중이라 눈도장만 찍고 올라간다.
잠시 후 주능선상으로 올라서는데 별다른 특색이 없어 반대로 이곳으로 내려오려면 신경을 써야 될 것 같다.
(나는 못 보았는데 두 분은 리본이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하신다. 암튼 밋밋한 능선 상인데 약간 옴팍 파진 곳이다.)
(우측 2시방향이 정방향인데 좌측 10시방향으로 가는 바람에 알바함.) <10:28>
629.5m봉은 조망이 없는 봉우리라 사진만 찍고 다시 진행하는데
잠시 후 갈림길이 나타난다.
그런데 이곳에서 좀 더 신중해야 했는데 (오른쪽으로 난 길이 정방향이건만)
오른쪽 길은 용화리 하산루트라고 지레짐작들을 하고 만다.(선입견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내가 복사해 온 김희식님의 산행기에는 분명히 오른쪽이 정등로라 적혀있었지만
땀도 나고 너무나 확신에 찬 원호님과 나의 오판(지도상 약간 왼쪽으로 이어지기에)바람에
복사해온 김희식님의 산행기를 읽지 않는 바람에 1차 알바를 당하게 된다. ^^;
왼쪽 길로 진행하니 자꾸만 고도가 떨어져 그제야 알바임을 눈치 채고
허겁지겁 빽해서 다시 오른쪽 길로 접어드니 아니나 다를까!
용화리 하산루트가 아닌 가야할 능선길이 이어진다. (1차알바 - 약20분)
알바한 갈림길에서 662m봉까지는 생각보다 멀다.
오죽했으면 원호님은 662m봉을 시루봉으로 착각하기까지 한다.
662m봉에서 가야할 길은 좌측으로 열리는데 잠시 후 머리카락처럼 생긴
풀이 여기저기에 보이고 등로는 유순하기 짝이 없는 내림길이 이어진다. ^^
유순한 등로를 따라 조금 진행하면 우측으로 등로가 휘는데
잠시 후 나타나는 산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녔는지 너무나 뚜렷하다.
하지만 시루봉 오름길은 잡풀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좋아하기는 이르다.
시루봉에 올라오니 좌측으로 횡계저수지 하산길이 보이고 가야할 길은 우측 3시 방향이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이곳에서 빵과 간식으로 점심을 때우고 이제는 간결 나아진 등로를 따라 가니
조망이 터지는 바위전망대가 나타나는데 구름에 덮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진한 아쉬움만을 남긴다.
바위전망대를 지나면..
고도차가 거의 없는 평탄한 길이 이어져 자연히 속도가 붙는다.
잠시 후 나타나는 좌측 횡계리 하산길은 버리고 앞으로 달린다. 그리고
이어서 나타나는 705m봉 갈림길에서는 왼쪽길을 가야하는데
선두 두 분이 오른쪽 705m봉 가는 길로 접어드는 바람에
별 의심 없이 뒤따라 가니 헬기장이 나타난다.
김희식님의 산행기 복사판에는 헬기장 운운이 없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김희식님도 실수할 수도 있으니 그리 대수롭게 여기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
결론으로 말하면 이 헬기장이 바로 705m봉이었다.
오늘은 세 번의 알바를 하게 되는데 지금은 두 번째 알바인 셈이다.
이렇게 알바를 많이 하게 된 이유는 개스 때문에 진행방향의 산을 볼 수 없음이 그 첫 번째 이유고
또 다른 이유는 선두가 가는대로 아무런 의심 없이 뒤따라갔기 때문이다.
만약 아내와 나 둘이서 왔더라면 틀림없이 지도를 펼치며 독도를 했을 것인데
어련히 알아서 가시겠느냐 하는 (원호님과 솔바우님이 어디 보통 산꾼이던가?) 안이한 생각 때문이었다.
헬기장을 지나니 등로가 희미해 아내와 나 둘이서만 왔더라면 어쩔 뻔 했을까? 하며 안도의 한숨을 쉴 정도다.
그런데 고도 700m급에서 자꾸만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종내는 550m로 떨어진다.
전방에는 또 다른 산이 보이는데 저산이 745.3m봉이면 고도 200m를 치고 올라가야 할 판이다.
순간 의심이 들어 나침반을 보니 맙소사!
동북쪽으로 진행해야 할 우리가 남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또 알바다. ㅠㅠ
1차 알바와 달리 2차 알바는 데미지가 컸다. (많이 힘들었다.)
오죽했으면 솔바우님은 은근이 그냥 이대로 하산했으면 하는 눈치지만
모르고 진행하면 할 수 없지만 알고는 알바의 길을 갈 수는 없다.
고도 160m를 회복하기 위해 오르는 오름길은 정말 죽을 맛이다.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꼴찌로 다시 헬기장(705m봉)으로 돌아오니
50분이라는 시간이 속절없이 흘렀다. (2차 알바 - 1시간)
(우측 3시방향 나무에 노란테두리를 두른 쪽이 알바한 705m봉 가는 길이고, 좌측 10시 방향이 정방향이다.) <14:17>
705m봉 갈림길에서 745.3m봉까지는 15분이면 충분한 거리에 있는 봉우리인데
우리는 장장 1시간 18분 만에 올라섰다. 좌측으로 거대한 바위를 우회하여 올라가니
삼각점 [화북426 1982재설]이라는 삼각점이 기다리고 있는 745.3m봉이다.
(이곳에서 직진 오름길이 정방향인데 우측 우회로로 들어서는 바람에 세 번째 알바를 한다.) <14:50>
745.3m봉을 지나면 그야말로 슬슬동풍 비단길이 이어지더니
잠시 후 음태골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정표에 티읕 자가 떨어져 나가 다가가 확인함)
그런데 이곳에서 세 번째 실수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직진 능선 오름길이 정방향인데 오른쪽 우회 길로 접어든 것이다.
오늘은 우리가 뭐에 씌어도 단단히 쓰인 모양이다.
결론은 빽만 안하다 뿐인지 알바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한참을 걸어가다 좌측 능선을 바라보니 이상하게도 너무도 높아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선두의 뒤를 따라가니
이정표가 보이고 선두 두 분이 어느 부부산님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시상에! 우리가 낙대봉 능선상 묘각사갈림길로 온 것이 아닌가!
다시 치고 올라가야 하는 긴급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빽만 안하다 뿐인지 명백한 세 번째 알바다. 체력 고갈로 이대로 낙대봉능선으로
하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지만 일단 세 사람의 의견을 물어보니 일단 기룡산까지는 찍고
나중에 결정하자는 솔바우님의 의견에 따르기로 한다. 하지만 정말 죽을 지경이다. ㅠㅠ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주능선 낙대봉/시루봉 갈림길로 올라가니
기룡산 1.3km라는 표지판이 부부를 반기고 표지판에는 땅나리꽃이 꽂혀있는데
바보같은 우리를 측은하게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그래도 위안을 받으니 힘이 난다. ^^
화려한 조망이 터지는 바위전망대에서 보현산~작은보현산~수석봉~진늪산 라인과
그너머 면봉산~베틀봉 라인을 감상하려고 했지만 오늘은 심술궂은 구름 바람에 모든 것이 묻혀버렸다.
한 번 더 만나자는 기룡산신의 깊은 뜻인가? 어쩔 수 없이 기룡산 만을 담고 돌아서는데
퇴깽이 선두 두 분은 이미 기룡산 정상에 올라 우리를 향해 소리를 지른다.
기룡산 정상에 오니..
이미 오후 4시를 넘겼다. 빗방울도 떨어지니 꼬깔산은 포기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가봤자 조망도 없으니 솔직히 의욕도 생기지 않지만..
정상에서 약 30분 정도 내려오니 묘각사가 나타난다.
목적산행에 성공했으면 볼 수 없는 절인데 실패하는 덕분(?)에 절구경도 하는구나 싶다.
하지만 묘각사를 지나 용화마을 하산길은 딱딱한 시멘트길이라 지루하기 짝이 없다.
퇴깽이 원호님은 먼저 달리고 없고 (먼저 가서 차를 타고 우리를 데리러 오려는 복안이 계셨던 것)
셋이서 터덜터덜 내려오는데 스타렉스승합차 한 대가 내려온다.
솔직히 몰골이 말이 아니어서 (땀에 절고 흙 묻고) 아내만이라도 좀 태워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차를 세웠는데 세 사람 모두 타라고 한다. ^^
(스타렉스승합차는 아까 낙대봉능선 삼거리에서 만났던 부부산님의 차였다.)
한번 면을 익혔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이라며 솔바우님이 말씀하신다.
우리가 차를 타고 내려가는 줄도 모르고 원호님은 부지런히 내려가고 있다.
탈 자리도 없었지만 원호님을 놀래게 하려고 일부러 몸을 숨겨
원호님보다 먼저 용화마을에 도착하여 손을 흔들어 원호님을 놀래게 만든다. ^^
마지막 뒤풀이는 영천 시청 앞 일생사우나에서 목간을 한 후 원호님이 쏘신
영천 터미널 옆 ‘편대장영화식당’에서 맛있는 육회와 주물럭으로
오늘의 어처구니없는 알바(웰빙)산행을 마친다.
내서에 솔바우님을 내려 드리고 통영으로 가는 14번 국도에서는
몰려오는 수마와의 전투를 한바탕 치러야 했다. ㅠㅠ
오늘은 오리무중 속이라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들 하지만
하루 종일 산속에서 땀 흘리고 헤맨 자체가 바로 행복이 아닐까?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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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今日산행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