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사 vs 통신사 ‘스마트홈’ 차이점은


가전과 통신의 융합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홈' 분야에서 가전사와 통신사들이 맞붙을 조짐이다. 삼성전자, LG 전자 등 대기업들이 스마트홈 기능을 채택한 가전을 속속 내놓는 가운데 국내에서 SK텔레콤이 중견 가전사들과 손잡고 스마트홈 사업에 나섰기 때문. 이들은 자체적으로 스마트홈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주도권 잡기에 나서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 대기업 가전사와 통신사의 스마트홈 서비스는 크게 다르지 않다. 고객들은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이용해 가정 내 가전기기들을 제어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 구현 방식도 비슷하다. 스마트폰과 통신할 수 있는 스마트홈 서버를 구축한 뒤 각 가정에 설치된 와이파이(WiFi) 공유기를 통해 가전들을 제어하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삼성 스마트홈 플랫폼'을 구축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자사 에이컨, 세탁기, 냉장고, 스마트TV, 도어록, IP카메라 등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의 벤처기업인 스마트싱즈를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사 스마트홈 플랫폼을 외부 기업에 공개해 오픈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스마트홈에 '홈챗'이라는 독특한 개념을 도입했다. 홈챗은 네이버 라인, 카카오톡 등 메신저 프로그램을 통해 가전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이다. 외부로 드러난 소통 방식이 메신저일 뿐 기본 구현 방식은 경쟁사와 동일하게 스마트홈 서버를 두고 각 가정의 가전기기를 제어하게 된다. 삼성전자가 삼성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자체적인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LG전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과 공동 전선을 구축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올씬얼라이언스다.

삼성과 LG가 글로벌 기업들과 스마트홈 전쟁을 벌이는 동안 국내 통신사들은 중견 가전사를 공략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중견 가전사 11곳과 제휴해 스마트홈 사업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SKT와 손잡은 곳은 경동나비엔(보일러), 게이트맨(도어락), GE라이팅(조명), 위닉스(제습기), 모뉴엘(로봇청소기), 대성쎌틱에너시스(보일러), 유진로봇(로봇청소기), 타임밸브(가스차단기), 오텍캐리어(에어컨), 금호전기(조명), 아이피타임(와이파이 공유기) 등이다. SK텔레콤은 올해 말까지 스마트홈 플랫폼과 연동 제품을 개발 완료해 시범 서비스를 개시하고 내년 초 본격적인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의 스마트홈 사업은 가전 대기업들의 약점을 최대한 파고들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가전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나 상호 호환성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또 가전사들은 대개 프리미엄 제품에 스마트홈 기능을 채택하고 있어 일반 고객들이 접근하기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보다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스마트홈 제품들을 선보이면서 대중화를 앞당기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스마트홈 서비스에도 걸림돌이 존재한다. 가전사들은 스마트홈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반면 SK텔레콤은 별도 요금을 청구할 계획이다. 가전사들이 '프리미엄 전략'이라면 통신사들은 '부가 서비스' 개념인 것이다. SK텔레콤의 스마트홈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 가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와의 협력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아직 삼성전자, LG전자와 협업을 논의하지는 않았으나 서비스가 정착되면 자연스럽게 협력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희종기자 mindle@dt.co.kr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