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사망원인은 폐렴이었는데…
암보다 무서운 폐렴, 가볍게 봤다간 치명적인 합병증
환절기 앞두고 주의보…노약자 예방백신 접종 도움
숙면등 규칙적인 생활로 신체 면역능력 키워야

독감에 걸리기 쉬운 환절기를 앞두고 국내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감염환자 2명이 지난 15일과 16일 잇달아 목숨을 잃으면서 사망의 직ㆍ간접적인 원인으로 밝혀진 폐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한 달 넘게 치료를 받다가 18일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입원 동기도 폐렴이었고 지난달 27일 별세한 박세직 재향군인회장의 사인도 급성폐렴이었다.

전문의들은 올가을 신종 플루가 대유행할 경우 폐렴이 확산돼 예기치 않은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하고 있다.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이달 말 개학 이후 신종 플루가 학교에 대유행할 가능성이 크고 감염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 노인 등 고위험군에 전파시킨다면 중증 환자가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폐렴은 젊은 층에서는 걸릴 확률이 그리 높지 않지만 노년층이나 만성질환자에게는 발병률이 높고 증상이 심각하다. 호흡기 질환으로 알려진 폐렴은 아직도 선진국에서 사망 원인 4위, 후진국에서는 1위로 꼽힌다.

폐렴은 질병 그 자체보다 수많은 다른 질환의 합병증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암보다 더 무서운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폐렴은 균이나 독소가 혈관에 들어가 온몸에 염증을 일으켜 심하면 장기 기능 장애로 결국 사망에 이르는 패혈증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패혈증은 세균이 혈류를 따라 돌아다니다가 신체의 특정 부위에 자리를 잡아 그 부위에 병적인 변화를 일으키면 짧은 시간 안에 사망할 수 있어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초기 증상은 호흡 수가 빨라지고 혈액량 저하로 피부가 시퍼렇게 보이기도 하며 지남력(시간, 장소, 사람에 대한 인지력)이 상실되거나 정신착란과 같은 신경학적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폐렴은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으로 폐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우리가 숨을 쉬면 코나 입을 통해 들어온 공기는 인두, 후두를 지나 기관, 기관지, 세기관지를 거쳐 폐에 도달한다.

염증(炎症)이 어떤 부위에 생겼느냐에 따라 병명이 달라지며 기관이나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면 `기관지염`, 세기관지에 생기면 `세기관지염`, 폐에 생기면 `폐렴`이라고 한다.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는 폐렴은 감기처럼 기침만 하는 경증부터 숨 쉬기조차 힘든 중병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증상이 가벼울 때에는 감기로 오인해 치료하다가 증상이 심해지는 사례도 있다.

가슴 방사선 촬영으로 폐의 변화를 확인해 정확히 진단할 수 있으며, 가래를 받아 원인균을 배양하거나 혈액배양검사, 소변항원검사로 진단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 한 해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는 16만3307명(2007년 기준), 이 중 65세 이상이 2만8000여 명이다. 한 해 단순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은 4186명(2005년 기준)이다. 미국에서도 매년 6만여 명이 폐렴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전문의들은 올가을 독감과 함께 신종 플루가 확산돼 폐렴 질환자가 급증할 경우 입원 환자나 사망자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정희진 교수는 "영유아 및 청소년 폐렴 사망자는 줄고 있지만 인구 고령화로 노인층 폐렴 사망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고령자는 다른 질환이 없더라도 호흡기 계통에 질환이 생기면 폐렴으로 발전해 사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폐렴증상과 예방법

◆ 감기, 독감과 다르고 폐렴으로 악화 잘 안돼

=감기를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폐렴에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독감이라는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폐렴에 잘 걸리기 때문에 `감기→독감→폐렴`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지만 독감과 감기는 다르다.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목의 통증, 기침, 가래, 콧물 등 증상이 나타나는데 감기와 비슷하다. 그러나 독감은 열, 두통, 근육통, 피로 등의 전신 증상이 심하고 때로는 복통, 구토, 경련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감기와는 다르다. 주로 생기는 합병증도 감기와 다르며 인플루엔자의 가장 흔한 합병증이 폐렴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감기를 앓고 치료하지 않으면 폐렴이 생긴다고 오해하기 쉽다. 감기에 걸렸다고 폐렴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다.

폐렴에 걸리면 기침과 열이 나며 가래가 끓고 호흡이 곤란해진다. 가래는 끈적하며 고름 같이 나올 수 있고 피가 묻어 나오기도 한다. 또한 두통,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 등과 같이 우리 몸 전반에 걸쳐 전신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폐렴은 면역력이 강한 젊은 층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발병률이 낮으며 설사 걸렸다고 하더라도 그리 어렵지 않게 치유할 수 있다. 하지만 평소 활동량이 적은 노인이나 과거에 결핵이나 폐렴을 앓았던 사람, 또는 지병으로 면역력이 약해져 있는 사람에게는 매우 치명적이며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장기이식을 받았거나 항암 치료를 받는 암환자도 폐렴에 잘 걸린다. 특히 각종 질병으로 수술을 받은 후 회복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합병증으로 폐렴이 오는 경우도 흔하다.

◆ 폐렴 백신접종과 함께 손씻기 등 올바른 습관 중요

=전문의들은 폐렴에 취약한 노약자나 만성 질환자들이 신종 인플루엔자나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접종과 함께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신체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만약 감염됐다면 빨리 치료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미국면역자문위원회(ACIP) 등은 면역력이 약한 65세 이상 성인, 만성 심혈관질환 및 간장질환자, 만성 폐쇄성폐질환(COPD)이나 폐기종과 같은 만성 폐질환자, 당뇨병 환자에게 폐렴구균 백신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65세 미만이라도 만성 질환이 있거나 혈액투석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백신을 접종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한노인의학회는 "과거에는 항생제 한 알이면 폐렴의 치료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항생제 내성균이 많아져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 만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폐렴구균백신을 독감백신과 함께 접종하면 만성 질환자의 사망 위험을 50~80% 낮출 수 있다"고 권고했다.

폐렴을 예방하려면 평소 면역력을 키워주는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수면은 하루 7~8시간씩 적절한 시간을 유지해야 하며 식사는 흰 쌀보다 칼로리가 높고 단백질과 지방이 많은 현미를 먹는 것이 좋다. 또 폐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담배와 술을 끊어야 하고 폐건강을 위해 공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습도는 40~50%가 되도록 조절하고 실내외 온도 차는 섭씨 5도를 넘지 않게 환기를 자주 시켜야 한다.

수술 후 치료 중인 환자는 자주 물을 섭취해 호흡기 점막의 습도를 유지하고 가래가 잘 배출되도록 해야 한다. 만약 폐렴으로 통원치료하고 있는 환자가 갑자기 숨이 차거나 열이 지속되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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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8 15:25:3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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