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윈도우XP 따돌린 윈도우7…한국은?
by 오원석 | 2011. 04. 12

미국에서 윈도우7이 처음으로 윈도우XP의 점유율을 넘어섰다. 유럽 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 자료를 보면 2011년 4월 현재 미국에서 윈도우7은 31.71% 점유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윈도우XP는 31.56% 점유율을 보여 윈도우7이 윈도우XP를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출처 : 스탯카운터

윈도우XP의 점유율은 미국에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2010년 4월 윈도우XP의 점유율은 44.2%였지만, 윈도우7은 14.6%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3월에는 윈도우7이 31.32%까지 점유율을 늘리며, 33.52%의 점유율을 기록한 윈도우XP를 턱밑까지 쫓았다. 윈도우XP는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지금 윈도우7에 결국 추월을 허락했다.

윈도우7의 점유율 상승 곡선과 윈도우XP 점유율 하강곡선이 거의 일치하는 모양새다. 윈도우7이 윈도우XP를 대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출처 : 스탯카운터

시야를 넓혀보자. 세계시장에서 윈도우7의 점유율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자면 윈도우XP는 여전히 건재하다. 전세계 윈도우7 점유율은 2011년 4월 현재 31.47%를 기록하고 있다. 윈도우XP는 46.83%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 세계 운영체제 시장에서도 윈도우XP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미국처럼 빠르게 대체되고 있지는 않은 모양새다. 점유율 곡선을 봤을 때 윈도우7이 윈도우XP 점유율을 뛰어넘는 시점은 올해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스탯카운터

우리나라는 두 운영체제의 점유율 차이가 더 심각하다. 윈도우XP의 시장 점유율이 두드러진다. 2011년 4월 현재 우리나라 운영체제 시장은 윈도우XP가 65.29%를 차지하고 있다. 윈도우7은 이에 3분의 1 수준인 23.7%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윈도우XP 전세계 평균 점유율인 46.83%보다도 20%가량 높은 수치다.

미국 등 다른 나라들보다 우리나라에서 윈도우XP 점유율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IT 환경이 크게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시장에서 사용하는 각종 솔루션이 아직은 윈도우XP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윈도우7로 운영체제를 바꾸고 싶어도 쉽게 바꿀 수 없다. 윈도우7을 지원하지 않는 솔루은 윈도우7 환경에 맞춰 새로 개발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운영체제에 대한 신규 투자 비용뿐만 아니라 솔루션 개발이라는 추가비용이 발생해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쉽게 결정할 수 없다.

이석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컨슈머 및 온라인 사업본부 부장은 “우리나라 IT산업은 2000년대 초반 급격한 성장을 이룬 독특한 역사를 갖고 있다”라며 “이 때문에 대부분 기업 솔루션이 2000년대 초반에 출시된 윈도우XP에 특화돼 개발됐다”라며 “미국은 기업 솔루션의 운영체제 의존도가 우리나라보다 덜해 윈도우XP에서 사용하던 기업용 솔루션들을 윈도우7에서도 대부분 사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연하게 제작된 애플리케이션 덕분에 미국 기업은 운영체제를 빠르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윈도우XP 점유율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기업시장 때문만이 아니다. 개인 시장에서도 윈도우XP에 많은 수요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윈도우XP가 탑재된 넷북이 2010년 10월까지 판매됐다. 한국MS는 작년 한 해 윈도우XP가 탑재된 넷북이 70~80만 대가량 팔린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드웨어는 고성능을 고집하면서도 정작 그 하드웨어를 관장하는 운영체제는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구형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이석현 부장은 “우리나라에선 하드웨어의 발전 속도를 애플리케이션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며 “윈도우7은 윈도우XP에 비해 보안을 강화하고 편의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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