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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국산 유일의 승용형 픽업, 코란도스포츠

 픽업트럭은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고 화물차 등록으로 각종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레저 활동에 따른 적재 능력이 부각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국산차로는 무쏘스포츠, 액티언스포츠, 코란도스포츠로 이어진 쌍용차의 스포츠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수입차는 과거 닷지 다코타가 있었지만 현재는 판매가 중단됐다. 따라서 승용형 픽업은 코란도스포츠가 유일한 셈이다. 3세대 5인승 픽업, 코란도스포츠를 시승했다. 
 

 쌍용차는 코란도스포츠의 출시 행사와 동시에 언론 시승회를 준비했다. 이를 위해 총 40여대가 동원됐으며, 코스는 일산 킨텍스에서 파주 헤이리에 이르는 왕복 50km의 짧은 구간으로 구성됐다.  


 뒷부분만 적재함으로 새로 디자인된 것과 달리 코란도스포츠는 개발 초기부터 픽업트럭 형태를 계산, 디자인됐다는 점에서 승차공간과 적재공간의 조화가 훨씬 자연스럽다. 코란도스포츠는 'SUT-1 컨셉트'로 지난 2009년 파리모터쇼에서 처음 소개됐는데, 당시 모습이 거의 변하지 않고 양산형까지 이어졌다.  


 전면부는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들어갔다. 상단보다 하단이 좁은 코란도C와 차별을 시도했고, 덕분에 강인하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풍긴다. 사다리꼴 모양의 범퍼는 마치 고성능 차를 연상시킨다. 블랙베젤 헤드램프와 함께 전체적으로 마초적인 디자인이다. 


 측면은 리어 휀더에서 이어지는 벨트 라인이 날카로운 성격을 대변한다. 적재함과 리어 윈도가 이어지는 지점은 완만하게 떨어지게 만들어, 픽업트럭의 느낌을 최대한 억제했다. 게다가 후면부는 와이드 리어 윈도로 넓은 시야를 확보했으며 육중한 적재함이 승용에 가까운 존재감을 드러낸다. 다만 밑으로 갈수록 약간 좁아지는 까닭에 그다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일부는 항아리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실내는 액티언스포츠에 비해 많이 세련됐다. 프리미엄 SUV 렉스턴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운전자 중심의 센터페시어 버튼류도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검은색 계열의 내장재가 사용된 가운데 센터페시어는 메탈릭 소재가 들어가 현대적인 분위기를 낸다. 시트의 착좌감은 부드러운 편이다. 뒷좌석은 각도가 29도에 맞춰져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코란도스포츠에는 한국형 e-XDi200 액티브 엔진이 탑재됐다. 코란도C와 동일한 형식이지만 출력이 25마력 낮다. 대신 한국 지형에 대응하기 위해 중저속토크를 강화했다. 때문에 '액티브(Active)'라는 서브 네임이 붙었다. 무거운 프레임 타입이지만 연료효율은 수동 기준 ℓ당 15.6km다. 코란도C의 16.4km와 비교해 크게 뒤쳐지지 않는다.  


 시동을 걸었다. 디젤 엔진임에도 조용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진동과 소음을 잘 잡아냈다. 액티언스포츠의 경우 디젤 특유의 스로틀 개폐 소음이 있었는데, 코란도스포츠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동승자들도 모두 "매우 조용하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토크가 중저속에서 최대를 발휘하기에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덕분에 가속감이 좋은 편이다. 코란도C보다 200kg 무겁지만 움직임은 오히려 경쾌하다. 반면 스티어링 휠의 중량감은 별로 없다. 


 속도를 높였다. 안정적으로 차를 밀고 나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속도를 붙여나가는 힘도 부족하지 않다. 전반적으로 주행 능력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는 편이다. 금새 시속 100km를 넘어 150km까지 올랐다. 일반적인 운전자가 확 트인 고속도로에서 시속 120km의 속력을 낸다고 가정하면 코란도스포츠는 해당 범위에서 가장 무난한 주행성능을 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높은 차고 탓인지 곡선이나 급격한 차선 변경 때는 약간의 불안함도 있다. 전체 높이는 액티언스포츠 대비 25mm 낮아졌지만 다른 SUV와 비교하면 아직 상당히 높은 게 사실이다. 실제 현대차 투싼의 지상고는 1,650mm로 코란도스포츠보다 100mm이상 낮다. 때문에 과격한 주행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시트 포지션도 높은 편이다. 대신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반박할 수 있지만 하체는 보다 단단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제 아무리 국내 소비자들이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호해도 레저형 픽업의 컨셉트를 고려하면 역동성이 담겨야 한다.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느낌이다.  


 제동력은 크게 문제가 없다. 브레이크 반응도 즉각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속도를 계기판에 표시해주는 기능이 있다면 좋았을 것 같다.  


 1세대와 2세대 인기가 높았다는 점에서 쌍용차가 코란도스포츠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실제 액티언스포츠의 경우 2010년 기준 1만4,000여대가 판매돼 쌍용차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1만대 이상 팔렸다. 2011년에도 1만910대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 때문에 신형 코란도스포츠의 경우 올해 국내에서 2만대 판매라는 목표가 세워졌다. 여기에 해외 1만대를 합치면 2012년에만 3만대 판매가 목표다.  


 그런데 시승 후 이 같은 쌍용차의 자신감에 수긍이 갔다. 안정된 주행능력, 억제된 진동과 소음, 높은 활용도 등 앞선 상품성은 코란도스포츠의 전망을 환하게 비출 것 같다. 더불어 저렴한 자동차세, 환경개선 부담금 영구면제, 개인 사업자 부가세 환급(차 가격의 10%) 등은 강력한 구매요소다. 국내 유일의 레저용 차를 표방한 만큼 가족 단위 소비자에게는 최선의 선택 중 하나라는 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사진/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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