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보호자로 오신 아주머니...
참 설득하기 힘들었네요.
타 병원에서 혈압 한번 재보고 의사가 이정도면 혈압약 안먹어도 되겠네요라고 얘기를 들었다고 하십니다.
수치도 기억못하시고...
보호자 말이 맞다면 이분 병력을 잘 모르고, 혈압약을 심혈관때문에 드시는줄도 모르고, 또한 여태 혈압 재본 기록이 없어서이겠지요...
이분 관상동맥촬영도 하고 시술할 정도는 아니고 연세도 있고해서 대학병원에서 수년전에 심혈관약 듬뿍 받아오신 분입니다.
당뇨까지 있으신 분인데...
진료실에서는 120/80 ~ 150/90 정도의 분포로 체크되는 분이십니다. 혈압약(심혈관약이라고 설명) 드시는 중에 말입니다.
오늘도 수동, 자동 공히 145/90 정도. 약을 조금씩 안드신 적도 있다하지만 약 남은걸로 봐서는 거의 잘 드신 걸로 보입니다.
워낙 언론매체나 인터넷에서 의사들 혈압약 남용한다는 얘기를 하니 이런 부작용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지금은 대학병원약을 대폭 줄여서 간소화해서 당뇨약 한알, 혈압약(ARB) 한알 드시는데...
그것조차 거부하시네요... 할머니는 제 얘기를 따를려는데, 따님이 가로막습니다. 너무나 완고...
"연세도 있고, 당뇨도 있고, 심혈관질환도 증명되신 분이기 때문에 따님 얘기대로 약을 안드시면 안됩니다. 이말씀만 드리고 혈압약(심혈관약)은 처방하지 않을께요. 나중에 혹시 이일로 저한테 책임이나 원망하지 마세요, 전 충분히 설명하고 납득시킬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한마디로 보낼려고 했더니, 좀 찝찝한 모양으로 주저합니다.
그래서 혈압약을 제일 약한 게 넣는걸로 보호자 따님과 "합의"를 봤습니다.
이게 보호자랑 합의를 봐야할 문제인가요?
제가 설명이나 설득 능력이 부족한가요?
좀 씁쓸합니다.
이만.